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에서 공동 개최됐다. 8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10일 폐막한 키아프 서울에는 5일간 총 8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리즈가 폐막해 키아프에만 입장할 수 있었던 10일에는 입장권 6000장이 판매됐다. 키아프측은 방문객 숫자에 대해 “누적 방문 기록을 제외한 실제 방문객 수로 지난해보다 약 15% 늘어난 수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프리즈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키아프가 올해에는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국제갤러리(서울), 갤러리 현대(서울), 가나아트(서울), 학고재(서울), PKM 갤러리(서울), 조현화랑(부산), 아라리오갤러리(서울)를 비롯해 에브리데이몬데이(서울), 갤러리 구조(서울) 등의 젊은 갤러리들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Cob(영국), Denny Gallery(미국), Galerie Thomas(독일), Gallery Delaive(네덜란드), LA BIBI Gallery(스페인), Suomei M50 Gallery(중국)과 같은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갤러리들이 처음으로 합류해 자리를 빛냈다.
허대찬, 이재형 미디어아트 특별전 공동 기획자는 “키아프라는 전통적 미술 행사에 미디어 아트가 가진 다양한 모습 중 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키아프 참여 작가를 홍보하고 지원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키아프 하이라이트’상 수상 작가로는 이유진, 리정옥, 분페이 카도가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창작 지원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키아프는 “한국을 방문한 해외 컬렉터와 미술기관 관계자, 신흥 MZ 컬렉터들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판매됐다”며 “특히 입국 규제가 완화된 중국의 컬렉터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고 되돌아봤다.
키아프 참여 작가를 홍보하고 지원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키아프 하이라이트’상 수상 작가로는 이유진, 리정옥, 분페이 카도가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창작 지원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프리즈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10일 프리즈측에 따르면 전날 폐막한 프리즈 서울 방문객은 나흘간 7만여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프리즈에 실적을 공개한 갤러리의 주요 판매가를 보면 타데우스 로팍이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그림을 120만달러(약 16억원)에, 스푸르스 마거스가 로즈마리 트로켈의 '더 블루스'를 130만유로(약 18억원)에 각각 판매했다.
특히나 올해에는 아시아 갤러리의 참여가 두 배 늘었다. 아시아 갤러리 70여 개가 참여했으며, 그중 26개는 한국 갤러리다. 서울에 첫선을 보이는 갤러리도 30여 개나 됐다.
아시아 지역 갤러리 작가 10명의 솔로 부스로 구성된 ‘포커스 아시아’ 섹션도 마련됐다. 설립된 지 12년이 안 된 갤러리만 엄선했다. ‘포커스 아시아’에 참가한 갤러리 실린더의 노두용 대표는 “2020년 만들어진 짧은 역사의 갤러리인데, 선망했던 프리즈에 초대받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현장에서 작품을 일정 시간에만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향후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 미술 작가는 “열악한 편의 시설이 비싼 관람 티켓과 대비됐다”며 “새로운 작품이 몇 점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고 평했다.
기업들도 아트페어와 함께 했다. 프리즈의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 LG전자는 전시장에서 김환기의 원화와 함께 그의 작품을 이용한 미디어아트 5점을 자사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소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즈 서울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자체 고객을 위한 라운지를 운영했고,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도 프리즈 행사장에 임지빈, 성지연 작가 등의 작품으로 꾸민 라운지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