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와 맞물려 추가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당국 역시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보험료 조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 실적'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5559억원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손해율이 78.0%로 전년 대비 0.9%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순익이 전년 동기(6265억원) 대비 706억원 감소했지만 2021년부터 지속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손보사들은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 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보험권 일각에선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 측은 실적 발표를 통해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영업 실적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 손보사가 상반기 전체 5조3281억원에 이르는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보험업권이 타 금융권 대비 상생금융 지원책 등 사회공헌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그 이유로 꼽힌다. 은행권은 '이자 장사'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3년간 10조원 이상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카드사들도 취약 차주를 위해 1조8000억여 원 규모에 이르는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한화생명 '2030 목돈 마련 디딤돌 저축보험' 출시, 서울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손보업계 40억원 지원 외엔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2021년 이후 자동차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했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대형 손보사들은 당국 압박에 지난해 1% 초반대로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으며 지난 2월에는 보험료를 2.0~2.5% 내린 바 있다.
다만 손보업계는 올해 3분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건수와 여름 휴가철 영향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 증가 영향으로 손해율이 상승할 우려가 높다고 말한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여전히 높아 상황이 좋지 않다. 실제 중소 손보사 5곳(MG·AXA·하나·캐롯손해보험, 흥국화재)의 지난 1~6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6.7~97.9%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흥국화재 86.7%, AXA손보 89.4%, 하나손보 89.7%, MG손보 96.5%, 캐롯손보 97.9%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