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사이, 마스크 해제 영향으로 유사 호흡기 전염병 질환인 독감 환자가 늘어난 탓이다.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독감 백신 판매 재개와 생산량 증대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일양약품 등 제약·바이오사들이 독감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사업 재개로 코로나 특수 종료로 인한 매출 감소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서 발생했던 실적이 빠지면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644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을 중단한 사이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던 GC녹십자도 독감 백신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GC녹십자의 대표 독감백신은 ‘지씨플루’다.
GC녹십자의 독감백신은 GSK,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와 동일하게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유정란 배양 백신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내수 및 수출 물량 생산을 위해 4계절 내내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있어 신속한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시설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최근 메신저리보핵산(mRNA)이 독감 백신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GC녹십자는 최근 화순공장에 mRNA 시생산 시설을 완공하기 위해 15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 측은 2024년 중 mRNA 기반 독감 백신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일양약품 역시 충북 음성의 독감 백신 공장 완제라인 증축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양약품 음성 공장은 2만 7000여평 대지에 연면적 4000평 규모로 연간 최대 6000만 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백신 완제라인 증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여름철에도 독감 유행이 계속되면서 예방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데다 보건당국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 확대를 검토하면서, 예방 백신을 향한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질병관리청의 '2023년 32주차(8월6일~8월12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의사환자분율은 외래 1000명당 12.5명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 의사당 환자 수는 29주차 17.3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5명, 14.1명, 12.5명 등 3주 연속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3.3명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질병청은 이를 두고 “이례적으로 여름철 독감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