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역풍 속에서도 극장가는 뜨겁다. 중국의 올여름 시즌(6월 1일∼8월 31일) 영화 흥행수입이 3조원을 돌파해 2019년 기록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덩타(燈塔)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18일까지 여름 성수기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이 180억 위안(약 3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이자 역대 최고 흥행 수입을 기록한 2019년 여름철 전체 수입 177억7800만 위안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 내 애국주의 열풍 속 올여름 흥행 영화 1~5위는 모두 중국산 영화가 차지했다. 미스터리 범죄물 '사라진 그녀(消失的她)'가 35억2100만 위안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영화 '고주일척(孤注一擲)‘과 류더화(劉德華) 주연의 '팔각롱중(八角籠中)’이 각각 22억5300만 위안과 21억8700만 위안으로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는 경제 역풍이 거세진 가운데 중국인들이 선택적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소비매출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영화 관람이 주요 소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경기 불황 속 지갑을 여는 것에 신중해진 중국인들이 집·자동차·가전 등 상품 구매보다 영화관람·여행·외식 등과 같은 체험 소비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2020년, 2021년 2년 연속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제로코로나 방역 충격으로 중국은 박스오피스 43억3000만 달러(약 5조8151억원)를 기록, 북미(75억 달러)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 들어서도 18일까지 중국의 누적 박스오피스는 약 50억 달러로, 같은 기간 북미(63억 달러)에 아직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