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후 4년 만에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이했지만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국외 여행) 회복세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대를 갖고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관광 문호를 개방했지만 그 성과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최근 중국의 주요 관광지는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티켓이 몇 분 만에 매진되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면서도 “외국인 여행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북미와 유럽 등 지역의 여행객들은 비자 발급의 어려움, 항공편 부족, 결제 시스템 불편,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중국 여행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당국의 지나친 방역정책과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라일리 만다린 오리엔탈호텔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사람들의 (중국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해소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로 비용 부담이 덜한 국내 여행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아웃바운드 역시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당국은 자국 경기 부양 모색의 일환으로 6년여 만에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전면 허용했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로는 관광 빗장을 푼 효과 역시 기대에 미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국의 해외여행 회복 부진으로는 전염병에 대한 우려, 비자 문제, 높은 비용 등을 꼽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설문조사를 인용해 중국 여행객들은 특히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우호적인 태도로 해외여행을 꺼린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늘어난 인종 혐오 범죄 등에 따른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여행은 활황이다. 여름철 국내선 항공권 판매량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당국은 올해 국내 여행 시장이 5조 위안(약 926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