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사흘 내내 산불이 계속되면서 최소 36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우이섬의 휴양지인 라하이나 지역까지 화재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1만명 이상이 대피했다. 당국은 마우이섬 전체를 재건해야 할 정도로 보는 등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는 역대급일 것으로 전해진다.
마우이섬의 주요 명소 중 한 곳이 라하이나에는 매년 200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8일 밤에 시작된 산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일부 관광객과 주민들은 화마를 피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바다로 뛰어들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쓰나미로 61명이 사망했던 1960년 이후 하와이에서 광범위한 재난과 이에 따른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우이섬 전체를 재건해야 할 정도라고 우려하며 “(구조 진행에 따른 희생자 증가 등으로) 앞으로 며칠 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약 271개의 구조물이 손상되거나 파괴됐으며, 주요 문화재들이 불에 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를 재난 지역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하와이 지역에서 화재 피해를 본 개인과 사업주 모두는 주택 수리 지원 및 피해 복구 보조금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린 주지사와 통화를 하고 인명 피해를 애도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마우이섬을 휩쓴 산불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기상청은 건조한 날씨, 강풍, 낮은 습도가 산불 확산의 속도를 높이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런던정경대 토머스 스미스 환경지리학과 교수는 하와이에서 매년 산불이 발생하지만, 올해 산불은 평년보다 더 빠르고 더 크게 타올랐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계 곳곳에서는 대규모 화재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만 화재로 인해 수만명이 대피했다. 캐나다에서도 산불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화재 연기가 미국 뉴욕을 뒤덮었다. 로이터통신은 “과학자들은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가 화재 등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한편, 마우이섬에는 한국인 약 5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연간 한국 관광객 2만5000명 정도가 이 섬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