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태평양 지역 합동 순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군 함대를 동원하면서 이례적으로 알래스카 인근 해역까지 접근했다. 이에 미국은 이지스 구축함을 보내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관리를 인용해, 지난주 초 중·러 군함 11척이 알래스카주 알류샨열도 근처에서 합동 순찰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해안에 접근한 중·러 함대 중 최대 규모라고 WSJ는 설명했다.
미군 북부사령부는 WSJ에 “우리의 항공 및 해상 자산은 미국과 캐나다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했다”며 “(중·러의) 순찰은 공해상에 머물렀고 위협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동 순찰 위치와 규모 등으로 볼 때 도발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역 미 해군 대령인 브렌트 새들러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중·러 해상순찰 활동에 대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 관계를 고려할 때 매우 도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러 양국 해군 함정은 최근 서태평양과 북태평양의 관련 해역에서 공동 해상 순찰을 시행했다”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현 국제 및 지역 정세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0~30일 동해에서 군함 10여척과 군용기 30여대를 동원한 ‘북부·연합-2023’ 훈련을 벌였다. 이어 양국 이후 태평양 서부와 북부 해역에서 양국 해군 함대가 연합 순찰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 해군 함대의 합동 순찰은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다.
WSJ는 “중국과 러시아와 합동 순찰은 점점 더 영토 분쟁 대상이 되고 있는 북극에서의 더 광범위한 강대국 경쟁의 일부”라며 “한국,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러시아와 중국 해군 간의 협력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