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들어 중국 밖에서 일정을 소화한 게 단 이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시 주석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데다 해외 인사 방중 초청도 줄어들면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축소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해 시 주석이 해외에서 보낸 시간은 지난 3월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이틀이 전부"라면서 "집권 이래 가장 짧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한 사실상의 국경 폐쇄 조치를 철폐하면서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잦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이 중국을 찾는 해외 인사를 만나는 횟수도 이전보다 줄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26개국 인사가 방중 초청을 받아 시 주석을 만났다. 2019년 이전 같은 기간 평균인 48명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감소한 이유로 경기 침체 위기, 친강 외교부장 해임 사태, 로켓군 부패설 등 대내적으로 산재한 현안을 꼽았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쑹원디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위기에 있는 데다, 친강 외교부장은 돌연 경질됐으며 핵무기를 관장하는 로켓사령부의 수뇌부는 축출된 상황”이라며 “시 주석이 국내에 있는 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3기 집권'에 들어간 시 주석으로선 우선순위가 안보 분야와 내부 통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강압적인 제로코로나 정책,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용인 등으로 중국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해 해외 정상들이 초청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닐 토마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중국정치 연구원은 “서방 지도자들은 시 주석을 만난 것에 대해 찬사를 얻기보다 비판받을 가성이 높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세계 지도자들과 대면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미국과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둘러싼 경쟁에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