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빚투' 늘자…지난달 미수거래 반대매매 1.2조 역대 최고

2023-08-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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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 포함하면 반대매매 규모 더 커

주가에 하방 압력, 증시 조정 '불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하락해 강제 청산하는 미수금 반대매매 규모가 7월 들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4월부터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열된 주식시장 수급 쏠림의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전일자 미수금에 대한 반대매매 금액은 1조1963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9810억2000만원) 대비 2153억1100만원(21.95%) 늘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6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반대매매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3530억8700만원을 기록하며 전월(5157억3800만원) 대비 1626억5100만원(31.54%) 감소한 반대매매 규모는 5월 9789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6월에는 9810억2000만원, 7월에는 1조원을 돌파하며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협회가 집계하는 반대매매 수치는 미수거래에 대한 반대매매 규모만 산출된다. 미수거래는 증권사에 매수대금의 일부만 예치하고 매수하는 행위를 뜻한다. 2거래일 내에 미수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매수 주식이 강제로 청산된다.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했다가 증거금 비율이 하락해 강제청산 당하는 사례를 포함하면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급격한 반대매매 증가는 증시 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증시하락과 강제청산이 연쇄적으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제청산 당하는 주식은 하한가로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수금과 신용공여 규모 등 '빚투' 규모가 급증한 점도 반대매매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7월말 기준 위탁매매미수금은 7290억5600만원으로 연초(2120억4900만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전월말(4838억3900만원) 대비로도 2452억1700만원(50.68%) 급등한 셈이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연초 16조3631억9300만원에서 7월말 19조7383억3900만원으로 3조3751억4600만원(20.63%) 늘었다.

반대매매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이차전지 관련주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한 만큼 일시적인 조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차전지주에 대한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다른 테마 대비 큰 점도 부담을 주는 요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POSCO홀딩스의 결제기준 7월말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5826억1100만원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4436억9300만원)과 포스코인터내셔널(677억1600만원), 포스코DX(214억7500만원) 등 그룹 이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신용거래융자 합계만 1조1154억9500만원이다. 1조원 넘는 '빚투'가 포스코그룹 4개 종목에 베팅돼 있는 셈이다.

최근 급등한 다른 이차전지주들도 높은 신용거래융자 금액을 기록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 3269억5600만원 △에코프로 2121억3500만원 △엘앤에프 3131억1000만원 등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주에 대한 신용잔고와 공매도잔고 금액이 6월말을 기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매와 신용 반대매매 등 수급 쏠림 현상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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