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청구 금액의 4.6%에 해당하는 약 292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판정이 나온 지 약 11개월 만이다.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사무국으로부터 론스타 측이 중재판정부 판정에 대한 취소신청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전날 통지받았다고 31일 밝혔다.
법무부는 론스타 측의 취소신청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기한 내 취소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정부는 향후 진행될 후속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한 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추후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신속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였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매각한 뒤 한국 정부 측 매각 승인 지연으로 매각 가격이 내려가 손해를 입었다며 그해 11월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의 ISDS 소송을 제기했다.
중재 절차에서 론스타는 대한민국 금융위원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는 자의적·차별적 조치를 했고, 국세청이 자의적·모순적 과세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와 관련된 행정조치를 함에 있어 국제 법규와 조약에 따른 내외국민 동등대우 원칙에 기초해 차별 없이 공정·공평하게 대우했다고 맞섰다.
투자자-국가 간 분쟁 해결 절차에서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8월 31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6조원대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론스타 측에 2억1650만 달러(약 2925억원, 원·달러 환율 1350원 기준)를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론스타가 청구한 46억7950만 달러 대비 4.6% 수준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시 이의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장관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비록 론스타가 청구한 청구액보다 많이 감액되기는 했지만 정부는 이번 중재판정부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번 판정은 절차 내에서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취소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