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달러화 추세와 자본시장 개방에 힘입어 중국의 대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를 앞질렀다.
25일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4~6월 중국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결제한 위안화 액수가 약 1조5104억달러(약 194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고 전했다. 이 기간 달러화 결제액은 14% 감소한 1조3천997억달러였다.
이로써 대외거래에서 중국의 위안화 결제율이 49%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를 추월했다.
반면 국제 결제통화 비중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글로벌은행금융통신협회(SWIFT)의 집계에 따르면 올 6월까지의 전 세계 결제액 점유율은 달러가 42.02%로 1위였으며, 유로·파운드·엔화에 이어 위안화가 2.77%로 5위였다.
다만 국제 결제통화에서 위안화 결제율이 5년 전만 해도 1.81%였던 것을 감안하면 위안화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은 확실하다.
중국 주도의 탈달러 추세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이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 보면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SWIFT 결제망에서 배제되면서 위안화 결제율이 대폭 늘었다. 또한 올해 들어 브라질에 이어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등이 중국과의 양자거래에서 위안화 직접 결제에 합의하며 중남미 국가들의 탈달러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홍콩 증시에서 24개 우량종목에 대해 우선적으로 위안화 직접거래를 허용했다. 그간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위안화를 홍콩달러로 환전해야 했다.
향후 위안화 결제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신흥국들은 높은 환율로 인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며 "더욱이 미국이 달러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자, 일부 국가들은 자신이 제2의 러시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달러 패권에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