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정부는 한국 금융경쟁력을 향상시켜라

2023-07-25 00:00
  • 글자크기 설정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정부는 한국 금융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금융 경쟁력이 제조업에 비해 매우 약하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액 기준 세계 5위, GDP 세계 9위다. 그러나 원화가 국제금융에서 결제되는 비율은 0.1%로 30위권이다.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후진국보다 뒤처진다. 한국이 이렇게 국제 금융 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사람 몸에 혈액과 같은 것이 바로 금융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 제조업과 함께 한국 금융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한국의 금융 경쟁력 현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확대해야 한다.
 
2023년 6월 기준으로 GDP 대비 외환보유액을 보면 한국은 23%다. 대만 70%, 홍콩과 싱가포를 110%에 비해 매우 낮다. 국제 금융에서 이들 국가는 철저하게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지난주 한·일 통화스와프를 100억 달러 규모로 체결했다. 과거 한·일 통화스와프 700억 달러와 한·미 통화스와프 600억 달러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한·미 통화스와프는 2022년 12월 종결됐다. 정부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안한 9300억 달러로 외환보유액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 무역 의존도 75%로 세계 2위다. 경상수지 적자가 6월에 소폭 개선됐지만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외환보유액을 확대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기준금리는 7월 5.25%에서 12월 5.75%까지 인상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60년 동안 80% 확률로 우상향했다. 아르헨티나는 12번째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은 국가부도로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한국 환율은 달러당 1300원에서 낮아지지 않고 있다.
 
둘째, 싱가포르 수준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법인세가 17%고 주식 관련 세금이 한 푼도 없다. 배당세, 자본이득세, 소득세 등 세금이 전혀 없고 증권거래세만 0.2%를 받고 있다. 홍콩에서 이탈하는 아시아 금융본부를 대부분 유치하여 현재 70%가 싱가포르에 있다. 법인세도 낮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기관 본부가 집결한다. 한국 법인세는 26%로 미국과 OECD 평균 21%보다 높다. 최소한 미국이나 싱가포르 수준으로 금융특구를 만들어 법인세를 낮춰 주어야 한다. 법인세를 낮추지 않고서 한국이 아시아 금융허브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한국은 자본시장을 더욱 건전하게 육성해야 한다. 최근 불공정 거래 사례인 라덕연 사태나 주식 리딩방이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를 배격하고 자본시장을 정화해야 한다. 미국 메이도프는 폰지사기로 징역 150년을 언도받고 옥사했다. 미국은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형량이 매우 높다. 그러나 한국은 주가조작에 대하여 솜방망이 처벌이다. 처벌 수위가 낮아 반복해서 주가조작이 일어나고 있다. 주가조작을 통해서 얻는 이득이 적발되어 받는 처벌보다 훨씬 크다. 이런 이유로 불공정 거래가 반복되어 일어나고 재범률이 매우 높다. 주가조작을 통해 번 돈으로 2~3년 형량을 살고 나오면 평생을 먹고살 수 있다. 정부는 불공정 매매를 근절해야 한다. 2022년 기준으로 주가조작 105건이 적발됐고 평균 부당이득 금액은 약 46억원이다. 검찰의 기소율은 45%며 기소된 것도 40%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실제로 주가조작을 통하여 처벌을 받는 것은 매우 미미하다. 한국은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미국 수준으로 엄벌에 처하고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다행히 7월 국회에서 주가조작에 대하여 이득의 두 배를 벌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엄중한 처벌과 재산 몰수가 함께 된다면 주가조작은 없어질 것이다.
 
넷째, MSCI(모건스탠리선진국지수)에 편입돼야 한다.

MSCI는 환전이 24시간 가능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한국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한 뒤에야 24시간 달러 환전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이 모건스탠리 지수에 편입된다면 지금보다 한국 주식시장은 훨씬 확대 될 것이다. 전 세계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미국 60%, 일본 6%, 중국 5%, 영국 4%, 한국 1.5%다. 한국이 제조업 순위는 5위로 높지만 금융 경쟁력이 낮다. 이제는 한국 금융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국이 제조업과 함께 금융서비스를 확대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정부는 향후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마다 외환보유액을 쌓고,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