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공전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을 놓고 장외 신경전만 가열되는 모양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국민의힘이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민주당의 끝없는 억지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마지막 요구는 '우주항공청 관련 법에 대해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낸다'는 단서 조항 하나 붙이자는 것이었다"면서 "이에 민주당은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거부하는 방송법 개정안의 소위 회부를 문서화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주항공청 법안이 민주당의 볼모인가"라며 "민주당이 과방위 정상화와 우주항공청 법안 통과를 원한다면 어떠한 조건도 달지 말고 정치적 계산은 접어둔 채 논의의 테이블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앞서 야당 과방위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방통위 마비 위기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구하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 기만을 멈추고 방통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최악의 경우 방통위원 5인 중 4인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며 "해법은 윤 대통령이 이동관 카드를 포기하고 나머지 위원들을 서둘러 임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앞서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 또는 대통령비서실 소속으로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보좌 또는 자문 역할을 한 사람을 퇴직 후 3년 동안 방통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지 못하도록 한 '방통위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야당은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해서는 기한을 정해놓고 심사할 수 없다는 태도다.
지난 5월 말 여당 소속 장제원 위원장이 과방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과방위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2일과 26일 민주당 주도로 회의가 개최됐다. 하지만 장 위원장 대신 사회를 본 박 의원을 제외하고 여당 의원들은 모두 불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