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최근 KDB생명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생명보험업계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하나생명과 KDB생명 합병 시 총자산이 23조원에 달해 단숨에 업계 10위권까지 치고 올라설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잠재적 매물이 많은 보험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최근 자회사이자 보험 계열사인 KDB생명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 남은 절차는 올해 보험업 회계·감독 제도 변경 등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측 상세 실사로, 하나금융이 만족할 만한 실사 결과를 도출해 낼 경우 문제없이 인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KDB생명은 총자산이 약 16조원이며, 하나생명과 합병법인 설립 시 해당 자산이 23조원으로 뛰어 오른다. 현재 흥국생명의 총자산이 24조원에 달해 업계 10위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판매채널 다양화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하나생명은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기반으로 저축성 보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KDB생명은 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한 보장성 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하나생명이 100여 명 남짓한 전속 설계사를 보유한 반면, KDB생명은 1000여 명의 설계사를 두고 있다.
보험권은 이번 이슈로 관련 시장의 M&A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험권에서 거론되는 잠재적 매물로는 동양생명, ABL생명, AXA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다.
시장에서는 2019년 롯데그룹에서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넘어간 롯데손보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후 2년간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끊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이익성 개선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창사 이래 개별 분기 최대 이익을 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은 현지에서 매물로 나온 상태다. 다자보험이 어디로 매각되는지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인이 결정되는 구조다. AXA손보는 과거 교보생명과 매각 논의를 진행한 바 있어 언제 인수 절차가 진행돼도 이상하지 않다. MG손보는 예금보험공사와 JC파트너스가 각각 투트랙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놓고,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판결 선고에 따라 매각 주체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