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미분양 가구, 국토부 통계보다 많아…기업구조조정 리츠로 풀어야"

2023-07-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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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10만 가구 이상 추정…건설·2금융 연쇄부도 우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3050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이 실제로는 정부 통계인 7만 가구보다 더 많은 10만 가구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건설업과 제2금융권의 연쇄부도를 일으킬 수 있어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5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개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미분양주택리츠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을 6만 8865가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산연은 주택시장 침체기 주택사업시행자가 실제 청약·계약 기준 미분양보다 30~50% 적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어 실질적으로는 미분양이 10만가구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주산연은 주택시장이 올해 2분기부터 조정 국면에 진입해 수도권 인기 지역은 하반기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비수도권은 경제성장률, 금리, 수급 등 변동요인에 따라 지역별 편차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수요압력이 크지 않은 지역은 조정국면이 길어질 수 있고, 미분양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경제와 제2금융권 안정을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장기적체 가능성이 큰 지방 미분양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으면 건설업과 제2금융권 연쇄부도가 우려된다"며 "미분양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행됐던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9개 리츠가 미분양 주택 3404가구를 매입해 운용한 사례가 있다.

당시 미분양주택 사업장을 가지고 있던 건설사는 최소 30% 이상 손실 상황에 놓여있다가 기업구조조정 리츠 실행 후 7% 내외로 손실액을 줄일 수 있었다. 투자자는 연평균 7% 내외 수익을 거뒀고 대출금융기관은 원금과 약정이자를 모두 회수했다. 

최덕철 부연구위원은 "주택시장 활성화 시기에 폐지한 기업구조조정 리츠에 대한 신용보강과 세제·금융지원 등 정부지원대책을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산연은 현재 주택 시장은 침체요인보다 회복요인이 조금 더 강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주택가격 결정요인 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인으로 △경기 △주택수급 △주택담보대출 금리 △정책변수를 꼽았다. 

최 부연구위원은 "현재 시장 정상화를 지향하는 강력한 규제완화와 세제·금융정책, 급격한 공급 감소는 회복요인인 반면, 횡보하는 경기와 금리는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현재는 상승요인이 약간 우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금리 향방과 제2·3금융권 안정 여부가 추가적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하 의원은 "주택시장에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주 배경으로 고금리의 지속과 주택건설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비수도권의 주택을 지은 건설사는 원가 보전을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다 보니 비수도권 미분양주택의 장기 적체 심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주택 완화책으로 시행한 CR리츠를 활용해 공모절차 간소화, 세제지원, 과세특례 등의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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