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지난달 27일 주력 제품인 신라면의 가격을 950원(1봉지 기준)으로 50원(4.5%↓) 인하했다. 하루 뒤 삼양식품이 삼양라면을 910원으로 낮췄고 오뚜기도 스낵면 가격(5봉지 묶음 제품 기준)을 5.9% 내렸다. 1봉지 당 판매가격은 636원꼴로, 기존보다 40원 낮아졌다. 껌 한통보다 저렴한 라면이 등장한 셈이다.
실제로 현재 편의점에서 A사의 자일리톨 껌이 1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끼 대용으로도 손색 없는 라면 가격이 1000원이 채 안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라면업체가 공개한 판매가격은 사실일까.
봉지면 가운데 최저가는 농심의 안성탕면으로, 900원에 불과했다. 안성탕면은 가격 인하 품목이 아님에도 최저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이 910원으로 뒤를 이었고 농심 신라면(120g)과 오뚜기의 진라면·열라면이 각각 950원이었다.
용기면 중에서는 농심의 육개장사발면·김치사발면, 팔도의 도시락·김치도시락, 농심의 짜파게티범벅 등 5개 제품이 1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1000원 이하의 저렴한 라면이 존재하는 반면 고가 라면도 많았다.
편의점에서 라면류로 분류되는 롯데웰푸드의 볼로네이즈스파게티·까르보나라스파게티는 4700원으로 가장 고가였다. 이는 농심의 육개장사발면에 비해 4.7배 비싼 가격이다. 하림의 챔라면큰컵도 3800원으로 비교적 고가였다.
저가 라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판매로도 이어졌다. 올해 1~6월까지 세븐일레븐의 라면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1~5위 안에 든 저가 봉지면의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용기면 수요도 늘었다. 저가 용기면 1~5위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50%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봉지면과 용기면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30%, 35% 수준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고물가 상황 속에서 식사 대용으로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밀가루 가격이 안정된 이후 줄곧 라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편의점에서 1000원 이하의 라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작년에 비해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가격 논란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