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검문을 피해 도망치던 17세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면서 프랑스 전역에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무장 경찰과 장갑차 대규모 배치를 통해 강력 대응을 시사했지만,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고 전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토요일(1일) 밤 동안 719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목요일과 금요일 밤에는 각각 875명, 1311명을 체포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현재까지 건물 230채 이상, 차량 1350대 이상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에서 북아프리카 알제리 출신 17세 소년 나엘이 현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면서 발생했다. 나엘은 교통 검문을 피하려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았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졌다. 프랑스 경찰은 섬광탄과 고무탄 등을 사용해 과도한 진압으로 비판받고 있던 상황에 벌어진 일이었다.
영상이 퍼지자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시위대들은 프랑스 내 인종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문제 삼고 있다. 가디언은 "프랑스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것은 2020년 이후 21번째"라며 "희생자 대부분이 흑인이나 북아프리카 출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사법기관에는 인종차별이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도 시위대의 분노를 키웠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가 격화하고 있던 지난달 28일 밤 가수 엘튼 존의 공연을 보러 가면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위가 계속되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독일 국빈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번 시위를 두고 "2018년 프랑스 전역을 마비시킨 '노란조끼'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최대 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