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프리고진 사살하려는 푸틴, 내가 말렸다"

2023-06-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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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 사태 막아야 한다는 점 근거로 설득했다고 주장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 내 군부 반란을 일으킨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사살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자신이 말렸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루카센코 대통령은 이날 현지 언론에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평소보다 10배 많은 욕설을 들었다"며 군사 반란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대규모 유혈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프리고진을 사살하려는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점령한 이후인 24일 오전 10시께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통화에서 푸틴이 프리고진 사살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바그너 그룹과의 중재를 자처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이 우려한 것은 대규모 내전이었다. 그는 "내가 본 가장 위험한 것은 현재가 아니라 이후 이어질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 프리고진을 사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렇게 되면 협상이 없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통화를 통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프리고진을 상대로 "벌레처럼 반쯤 부서질 것"이라며 경고하고 설득해 탈출을 도왔다고 했다. 

앞서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은 지난 23일 밤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군사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200㎞ 떨어진 지점까지 갔으나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진격을 중단했다. 현재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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