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반란 사태에 미국이 관여한 바가 없고 러시아 내부 투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초고속 인터넷 구축 관련 연설에서 "우선 러시아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반란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 차원의 대응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화상 통화로 주요 동맹국을 소집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서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때문이라는 변명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맹국은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 체제 내부 투쟁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날 바그너 그룹의 군사반란에 서방 연루 여부를 조사할 것을 시사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락한 상황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이나 27일 이야기할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위와 주권 영토 보전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은 지난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반란 하루 만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진격을 멈추고 철수했다.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프리고진이 조국을 배신했다고 하는 한편 바그너 그룹 병사들 대부분은 러시아의 애국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