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을 거듭하다 넉 달 만에 멈춰섰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 회복 흐름과 물가상승세 둔화 기대감 속 13개월여 만에 100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5%로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기대인플레는 올 들어 지난 2월 4.0%로 고점을 찍은 뒤 3월(3.9%)부터 5월(3.5%)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경기나 생활형편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지난달 전기요금이 인상된 데다 택시와 버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중에 예고돼 있는 상황이라 소비자들에게 체감되는 물가가 있었고 이로 인해 기대인플레 추가 하락 대신 전월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응답자 3명 중 2명이 공공요금(79.0%)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농축수산물(34.0%)과 공업제품(23.8%)순으로 나타났다. 직전월과 비교해선 물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농축수산물(+3.6%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늘었다. 반면 석유류제품(-9.2%포인트), 공업제품(-0.6%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CCSI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CSI(89)과 생활형편전망CSI(93), 가계수입전망CSI(98)는 지난달보다 각각 1포인트씩 올랐다. 소비지출전망CSI(113)도 2포인트 상승했다. 현재와 향후 6개월 뒤를 비교한 금리수준전망은 최근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시장 인식이 반영돼 114에서 109로 5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CSI은 최근 부동산시장 회복 속에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100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2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가 지속된 것이다. 해당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