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안부를 전한 뒤 “이번 방문은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감대를 실현하고 양국 협력 강화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과 프랑스,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이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원자력·항공우주 등 전통 분야 협력을 심화시키는 한편 환경보호·디지털경제·인공지능·선진제조 등 신흥 분야에서도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호혜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국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는 것을 장려하고, 프랑스 기업이 중국과 발전 기회를 공유하는 걸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신화사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 안보·경제·인문 등 모든 분야의 대화·조율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며 중국 기업의 프랑스 투자를 환영한다고도 했다. 이어 "양국은 효과적인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국제사회 단결을 촉진하며 글로벌 거버넌스를 보완해 국제 문제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날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이사회 상임의장과도 회동하고 유럽에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에 휘말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리 총리는 미셸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위험이 아닌 기회를 가져오고, 글로벌 산업체인 공급망에 충격이 아닌 안정성을 가져온다"며 "유럽이 중국과의 협력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과 유럽은 근본적인 이해충돌 없이 서로의 발전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며 "중국은 유럽과 협력하여 중국과 유럽의 경제무역관계의 호혜 상생을 실현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의장은 이에 중국의 발전은 EU와 세계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EU는 중국의 발전을 저지할 의도가 없다며 신냉전과 디커플링의 반대편에 서있음을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미·중 갈등 격화 속에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서방의 대중국 견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리 총리가 부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선택한 것 역시 유럽과의 관계를 그만큼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 총리는 프랑스에 오기 전 독일을 방문하고 정·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