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르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반등한 중국 경제가 2분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12일 신경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신은행, 민생은행 등 중국 내 여러 주식제 은행들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예금 금리는 종전 0.25%에서 0.20%로 인하됐고, 2년 만기 적금 금리는 종전 2.15~2.40%에서 2.05~2.30%로 약 0.10% 포인트씩 내렸다. 3, 5년 만기 적금 금리는 0.15%포인트씩 인하됐다. 1년 만기 적금 금리만 변동이 없었다.
중국 정부가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나선 가운데 지급준비율(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빠르면 이번 주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해서 20일 발표 예정인 대출우대금리(LPR)의 인하를 유도하리라는 것이다. 현재 LPR은 사실 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신증권의 밍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권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며 "빠르면 6월 15일에 MLF 금리를 5~1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노무라 역시 최근 중국 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이번 주 MLF과 다음 주 LPR 인하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이라며, 중국이 MLF 금리를 1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는 인민은행이 LPR 인하를 위해 벤치마크 대출 금리(MLF)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예금 금리 인하뿐 아니라 빠르게 악화하는 수출, 확산하는 부동산 침체, 현재 진행되는 디스인플레이션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 등이 중국의 금리 인하 전망을 높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MLF 1년물 금리는 2.75%이고, LPR 금리는 1년물이 3.65%, 5년물이 4.30%이다. 중국이 이달 중 LPR을 인하하게 된다면 작년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한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부동산 부양책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중국 경제의 부동산 의존도를 낮추기 원한다고 짚었다. 중국이 주택 구매자들에 대한 신용 조건 완화, 주택담보대출 금리 추가 인하 등 일부 조치는 취할 수 있겠지만 과거와 같이 인위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통째로 부양하는 식의 카드는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정책 기조가 "부동산 정책의 종말일 수 있다"며 "인구학적 수요 감소,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주안점 변경, 가계 여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중국 부동산 부문이 향후 수년간 'L자형' 침체를 보이면서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