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이른바 '역전세 위험가구'가 전국 전세주택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6월 금융·경제 이슈분석(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역전세 위험 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102만6000호(52.4%)로, 지난해 1월(51만7000호, 25.9%)와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전세 주택은 기존 보증금 대비 현재 전세금이 평균 7000만원 정도 낮았다. 또한 기존 보증금과 현재 전세 간 격차가 큰 상위 1%의 경우 3억6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서울(48.3%)보다 경기·인천(56.5%), 비수도권(50.9%)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은 ‘깡통전세’ 위험 가구 역시 지난해 1월 2.8%(5.6만호)에서 올해 4월 8.3%(16.3만호)로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깡통전세 주택의 경우 기존 보증금 대비 매매가가 평균 2000만원 정도 낮았다. 보증금과 매매가 격차 상위 1%는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은은 역전세와 깡통전세 증가세가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는 물론 주택시장 및 부동산 매매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중에서도 보증금 7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이나 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주택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내비쳤다. 한은 관계자는 "고가 전세나 담보대출이 많은 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어렵고 임차인이 선순위 채권자 지위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또 보증금 상환 부담이 매물 증가로 이어져 매매가 하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