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청사 구석에 방치됐던 87년 역사의 ‘충북 산업장려관’(등록문화재)이 새 단장을 마치고 17일 개장과 함께 도민 품에 안겼다.
충북도청 본관보다 6개월 앞서 1936년 12월 개장한 충북 산업장려관은 일제강점기 공공건축물로 당시에는 상품전시와 상공 물산 장려관으로, 1945년 독립 후에는 경찰청, 도청 사무실, 민원실, 문서고 등으로 이용됐다.
산업장려관 개장은 김영환 도지사의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사업으로 도청을 도민에게 개방하는 프로젝트의 도청 본청 건물로는 첫 성과물이다.
주요 내빈과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17일 개장식에는 개관 퍼포먼스,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열어 개장식의 의미를 빛냈다.
새로 꾸며진 1, 2층은 설치 미술과 커피와 음료를 함께 즐기는 도민 휴식 공간으로 기획됐다. 그러면서도 ‘산업 장려’라는 건물 본래 기능도 유지된다. 충북 특산품을 전시하고, 동영상으로도 보여줄 수 있다. 2층엔 충북도정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전시관도 있다.
실내디자인 등 공간기획은 각계 전문가와 젊은 작가를 참여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1층은 활력이 넘치는 대화의 공간, 녹색식물과 파스텔톤 햇빛에 감싸인 2층은 사색과 상상력이 교차하는 쉼의 공간을 연출했다.
1, 2층과 계단 통로의 벽을 장식한 모든 요소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다. 이들은 충북도의 역사와 문화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거기서 선택한 콘텐츠를 상상력을 동원해 곳곳에 설치했다. 덕분에 충북 산업장려관은 ‘작은 미술관’이라 불릴 만하다.
1층은 카페와 함께 개인 유튜브 촬영이 가능한 원형무대가 있으며, DJ박스도 있어 이 무대를 이용해 이벤트를 펼칠 수도 있다, 무대의 파란색(카페트)은 ‘옹달샘(수원)’을 나타내며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통한 충북 개혁의 발상지임을 상징한다. 1층의 카페는 ‘꿈드래’(장애인 직업재활시설)가 운영한다.
현란한 색채의 1층과 달리 2층은 차분한 ‘소리의 공간’이다. 부서진 벽의 구멍에서 작은소리(수몰민의 애환)가 들려오고, 스테인드글라스처럼 꾸며진 창으로는 색채 햇빛이 쏟아진다. 2층에선 놓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87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 고색창연한 바닥(패턴타일)과 천장(나무구조물)으로 이번 공사를 통해 찾아낸 ‘보물’이다.
한편 도는 산업장려관의 바깥(도청정원)도 함께 정비할 예정이다. 산업장려관 주변 주차 공간을 잔디마당으로 바꿔 본관 앞 정원까지 있고 도청 정문쪽 담장을 모두 없앤다. 이날 개장을 기념해 열린 농특산물 장터 장소가 바로 이곳으로 앞으로도 도민 행사장으로 활용된다.
새 단장을 마친 충북 산업장려관은 기능유지와 원형복원을 통해 완벽하게 본래 모습을 되찾는 건 2024년으로 문화재 보수공사가 내년에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