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한고비를 넘겼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면서다. 다만 영국과 미국의 승인이 필요해 최종인수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유럽 위원회는 (MS가) 인기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경쟁사에 제공하도록 요구했다"며 "이는 전 세계에 적용되며 소비자는 그들이 사용하는 게임 장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을 인수하면 '콜 오브 듀티' 등 인기 게임을 MS 게임 플랫폼에만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U 집행위의 이 같은 결정은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게임시장의 경쟁을 억제할 것이라며 이들의 인수·합병을 기각한 지 2주 만에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영국의 인수 반대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 CMA는 향후 10년 동안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이로 인해 과도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MS의 조치가 독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MS는 CMA의 결정과 관련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번 EU 집행위의 승인이 아직 인수 판단을 내리지 않은 국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8월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WSJ은 "EU의 승인은 FTC가 MS의 주장을 고려하게 할 수 있다. 아직 인수 판단을 내리지 않은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 등 인수 합병에 반대를 제시한 국가 기관의 판단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라 카델 CMA 청장은 "EU집행위가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지만, CMA는 우리의 결정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게임 시장을 가지고 있어 MS가 영국 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항소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라드파트너스의 반독점 변호사 톰 스미스는 항소 사건의 판결을 받는 데 6~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