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수 마친 호암미술관, 김환기 회고전으로 재개관

2023-05-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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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작·미공개작 등 120점 소개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시회.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이 1년 반에 걸친 재단장(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김환기(1913∼1974) 전시로 재개관한다. 삼성문화재단은 ‘하나의 미술관, 두 개의 장소’를 콘셉트로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기획·운영할 계획이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15일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김환기 회고전을 필두로 호암미술관은 고미술과 국내외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과 소장품 특별전 등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술관 이름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 호에서 따왔다.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이 수집한 고미술품 1000여 점을 바탕으로 1982년 개관했다.
 
이번 건축 내부 리노베이션은 기존 건축물의 역사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과거와 현재, 외부와 내부, 건축과 사람, 자연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공간을 지향했다. 또한 기존 건축 소재와 조화를 이루도록 돌(석재), 나무(목재), 철(금속) 가공을 최소화해 사용했다.

로비는 기존의 굵은 선을 유지해 단정하게 정리했고, 공간 일부를 확장해 안내데스크를 새롭게 설치함으로써 편의와 개방감을 더했다. 1·2층 전시실은 천장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오픈 구조로 변경하여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도록 공간감을 높인 점도 눈길을 끈다. 

재단장을 마친 호암미술관 로비. [사진=호암미술관]


새롭게 문을 연 호암미술관은 뜻깊은 전시를 준비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이 대표적이다. 호암미술관은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추상화가인 김환기의 40년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보는 대규모 회고전을 야심 차게 준비했다. 
 
시대별 대표작과 도판으로만 확인되던 초기 작품들과 미공개작, 스케치북, 드로잉 등 약 120점을 소개한다. 작가의 유품과 편지, 청년 시절 사진, 낡은 스크랩북 등도 처음으로 전시에서 공개된다.
 
193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작업을 소개하는 1부 전시는 달·달항아리·산·구름 등 모티프가 그림의 주요 주제로 자리 잡으며 작가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을 살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론도’(1938)를 비롯해 ‘달과 나무’(1948) ‘항아리’(1958) 등이 미공개 초기 작품들과 함께 전시된다. 벽화대작 ‘여인들과 항아리’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발견된 유가족이 보관했던 작가 수첩을 통해 제작 연도가 1960년으로 확인됐다.
 
2부에서는 김환기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후 새로운 추상 사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환기의 점화를 처음으로 알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1970), 2019년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운 ‘우주’(Universe 5-IV-71 #200), 작고 한 달 전 그린 검은 점화 ‘17-VI-74 #337’(1974) 등을 볼 수 있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김환기를 수식하는 최근의 단편적인 수사들은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다시 한번 총제적으로 살펴보는 전시가 필요함을 일깨운다”며 “김환기 작품을 구상과 추상, 전기와 후기로 나누지 않고 변화와 이어짐을 같이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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