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벽이 화장품 빅2의 반등을 가로막았다.
국내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중국의 소비심리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국산품을 이용을 장려하는 상황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두 회사는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실적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 역시 1조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나 줄었다. 국내외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이 내려앉은 것이다. 국내 매출은 5522억원,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61% 크게 줄었다. 불황에도 건재하다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 헤라의 매출도 21%나 위축됐다.
LG생건의 매출은 1조6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음료사업의 선전에 따른 결과로 화장품 부문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뷰티 사업은 중국 매출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1.3% 줄었다. 같은 기간 HDB(생활용품) 사업의 영업이익은 40.7% 내려앉은 327억원이다.
아모레와 LG생건은 글로벌 사업 영토 확장으로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죈다. 아모레는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브랜드 인지도 개선 차원에서 미국 고객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일단 캘리포니아에 'LA 팝업스토어' 열고 행사를 진행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은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북미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이정애 사장도 올 1월 신년사에서 북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업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황이다.
문제는 2분기다. 업계는 2분기 중국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돼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된 것이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심상치 않으면서 리오프닝 효과마저 불투명해졌다"면서 "중국 소비심리 회복도 지연되는 상황인데 정치 이슈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 기대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중 관계를 예의주시하며 현지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