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우유 뺀다"...'대체식품'에 투자하는 기업들

2023-05-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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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100% 번을 활용한 노브랜드 버거 ‘베러 번’ 제품. [사진=신세계푸드]

식품업계가 대체식품을 앞세워 미래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체식품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자 식물성 식품 투자도 활발하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경쟁도 치열하다. 과거에는 대체육이나 대체유 제품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식물성 해산물 제품으로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7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6년 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면 2025년 178억 달러(약 23조620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대체육 시장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5.4% 성장해 300억원(약 2260만 달러)가량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국내 식품 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는 신세계푸드다.

신세계푸드는 연내 미국에 설립한 대체식품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 Inc.)'에 400만 달러를 증자할 계획이다. 당초 올 상반기에 증자할 예정이었지만 고환율,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투자 시점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사업 방식이나 사업 전략을 고려해 400만 달러 투자 시점을 잡을 계획"이라면서 "투자 시점을 상반기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올해 해외 투자를 축소할 계획은 전혀 없다. 연내에는 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 8월에 300여만 달러(약 37억6800만원)의 자본금을 출원해 설립한 베러푸즈는 대체식품 격전지인 미국에서 사업 확장 추진을 위해 세운 자회사다. 신세계푸드는 베러푸즈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엔 특허청에 '프로틴 킹' 상표를 출원했다. 프로틴 킹은 베러푸즈 사업과 관련해 식물성 단백질 상품 출시를 염두에 둔 상표다. 최근엔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가 버터, 우유를 뺀 ‘식물성 번’을 활용한 햄버거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 공식 론칭한 그린레벨. [사진=연합뉴스]

CJ제일제당 역시 대체식품 관련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잇달아 투자하며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약 13억원을 투자한 인도네시아의 대체육 푸드테크 기업인 그린레벨이 지난달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현재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소고기, 치킨, 치즈 등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제품 11종과 햄버거, 만두 등 3종을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푸드테크 업체 '아쿠아 컬처드 푸즈' 투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쿠아 컬처드는 미생물에 영양을 공급해 대체 해산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회사다. 

롯데는 식용 곤충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를 통해 식용 곤충 제조 기업인 캐나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곤충은 주목받는 미래 식품 중 하나로 대체 단백질원이다. 지난달엔 롯데중앙연구소가 프랑스 스타트업 잉섹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추후 식용 곤충을 기반으로 한 대체 단백질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잉섹트는 식용 곤충인 밀웜을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로 내수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가치소비를 하는 주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해 식품 기업들이 대체식품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올해도 대체육 등 대체 식품 관련 투자 규모를 늘리는 기업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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