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워싱턴 선언' 흠집내는 北…핵도발 임박했나

2023-05-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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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나흘째 매체 동원 워싱턴 선언 비난

美 이지스함·정찰기 연이어 한반도 전개

북한은 3월 14일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사격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연일 매체들을 동원해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로, 한·미정상회담 기간 자제했던 도발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일 ‘고조되는 비난과 조소, 심각한 우려를 몰아온 괴뢰역도의 구걸행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에서 나온 언론과 논평을 인용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 등 성과를 깎아내렸다. 매체는 “국제사회가 평화 파괴 세력인 미국과 남조선 괴뢰패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계속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국제안보문제평론가 최주현 명의로 발표한 논평을 통해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 놀음이 조선반도 긴장 격화의 주된 악성인자”라며 “미국의 각종 핵전략자산 전개 책동으로 지금 이 시각도 핵전쟁 발발 시계의 초침은 일촉즉발의 임계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했다. 통신은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국방부의 판단에 대해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을 고도화된 북핵 위협에 맞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돌리고 있다. 통신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도 “상전과 주구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우리 국가를 절멸시킬 흉계를 꾸민 윤석열 괴뢰역도의 이번 행각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도발행각, 위험천만한 핵전쟁행각”이라고 위협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각각 겨냥해 “미래가 없는 늙은이” “못난 인간” 등 막말을 쏟아냈다.

앞서 한·미는 지난달 26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별도 문서인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심화하면서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군용항공기 추적서비스 등에 따르면 미국 공군 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은 이날 서해 상공에 전개됐다. 코브라볼은 리벳조인트(RC-135V), 컴뱃센트(RC-135U)와 함께 미국 3대 정찰 자산으로 꼽힌다. 코브라볼은 적외선 센서와 광학장비 등으로 수백㎞ 밖에서도 미사일 발사 징후를 관측할 수 있다. 발사 후 비행궤적과 탄두 낙하지점도 추적한다.
 
◆ 7~8일 한·일정상회담 기간 도발 가능성도

최근 코브라볼이 동해에서 임무를 주로 수행한 것과 달리 이날은 서해에서 대북 감시 임무를 벌였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며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코브라볼이 서해에 출격한 것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을 탐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존 핀’(DDG-113)은 지난달 21일께 경기도 평택해군기지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핀은 2020년 11월 서태평양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시켰다. 미군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완성을 공언한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ICBM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하며 견제 의도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주석 생일)이나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25일), 한·미정상회담(현지시간 4월26일)이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달 북한의 추가 도발은 없었다. 다만 7~8일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이 기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뿐 아니라 고체 연료 활용 ICBM 추가 발사, ICBM 정상 각도 발사,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열려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대북 위협에 맞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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