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 하락하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지만, 외식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서비스 가격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지난해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향후 물가는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 국제유가 인상, 환율 등이 향후 불확실성으로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작년 2월(3.7%)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월(-0.05%포인트)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기여도는 -0.90%포인트로 3월(-0.76%포인트)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가공식품도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빵(11.3%), 스낵과자(11.1%) 등은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올라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작년 4월 인상에 따른 상승률 차이가 없어진 결과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전월(5.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외식이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도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건비·재료비 등의 원가 인상 요인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정도"라고 말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