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유예 논란] 충당금 3배 늘린 5대 금융, "상환유예 끝내야"

2023-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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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털어낼까...스멀스멀 늘어난 연체율·역대급 충당금에 은행권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대 금융그룹은 그동안 5회 연장됐던 코로나 대출 상환 유예 조치로 2021년보다 대손충당금을 세 배 더 쌓았다. 오는 9월 상환유예 종료를 앞두고 은행의 연체율이 오르자 이번엔 ‘털고 가자’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실적발표를 모두 마친 5대 금융그룹의 충당금 규모는 코로나 1년 차인 지난 2021년보다 2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금융의 대손충당금은 총 2조270억원으로 2021년 1분기 6787억원, 2022년 1분기 7930억원에 비해 각각 198.6%, 155.6% 급증했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1분기에만 6682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전년 동기(1458억원)와 비교해 약 4.5배 늘었다. 이 중 약 3200억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충당금이다. KB금융은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640억원, 2420억원을 코로나19와 관련한 추가 충당금으로 준비했다.
 
은행의 연체율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KB국민은행 0.20%, 신한은행 0.28%, 하나은행 0.23%, 우리은행 0.28%다. 연체율이 최저 수준이던 2021년에는 0.12~0.2%였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이들 연체율에는 코로나 대출에 대한 부실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실제 연체율은 더 클 수도 있다. 
 
은행들 사이에선 코로나 대출 상환 유예가 더 이상 연장되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동안 5회에 걸친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에 예정대로 종료되면,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부실이라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해달라”며 대출만기가 연장될 때마다 이자 상환만이라도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은행 관계자들은 드러나지 않는 부실이 커지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수도권 기업은 아직 버틸 만하지만, 지방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숨어 있는 부실 문제를 우려했다. 다른 은행 고위관계자도 “내년까지 유예가 연장되면 실제 부실규모는 모른 채 계속 충당금만 쌓게 된다”며 “우리는 연체율 관리까지 미리 준비돼 있다”고 했다. 원리금 상환 유예를 종료시켜 실제 부실규모를 파악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당국도 오는 9월에 대출 연장을 끝내고 싶은 눈치다. 과거 금융위원장들은 취임 초 “대출 추가 연장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정치권의 입김에 대출 상환을 미뤄 왔다. 현재 당국이 충당금을 쌓으라고 주문하는 이유는 부실이 예상되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문제도 있지만, 코로나 대출 상환이 가장 크다.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은 5대 은행 인사들을 불러 현재 은행이 설정한 충당금 적립 규모에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 조치가 빠져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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