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3%포인트 안팎 까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에는 그 폭이 0.5%포인트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발표한 '금리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추가로 오르면 주택 가격 상승률이 3.9%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성장률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률 외에 다른 시장금리도 결과는 비슷했다. 실물경기보다는 금융시장 여건이 주택 시장 경기 변동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KDI 측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주택 착공 증가율은 5.1%포인트 하락했고, 그 영향이 점차 확대돼 1년 뒤에는 7.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을 낮추고 이에 따라 주택 착공도 줄어들게 한다는 논리다.
주택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 건수 감소는 당기는 물론 중장기 시장 여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이 추가로 주택건설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올해와 내년 주택건설이 큰 폭으로 감소해 경제성장률에도 작지 않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DI는 주택 건설 위축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리고, 내년에는 추가적으로 0.4~0.5%포인트 더 하락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최근의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한 조치로, 주택 경기 하락과 경기 둔화는 그 과정의 일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일부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책적 대응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황세진 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은 "주택 공급이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반 여건을 정비하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며 "건설비용의 상승으로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 갈등이 빈번해지면서 공사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공사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