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2월 설립된 FRB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는 38년 역사를 가진 은행으로, 11개 주에 93개 지점을 운영한 부유층 고객 전문 은행이다. 지난 3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가 스타트업 등 기술업체들을 전문 고객으로 하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FRB는 1986년 8월에 나스닥 상장 후 지역 중소형 금융기관을 인수하면서 꾸준히 덩치를 키웠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던 2007년 9월, 18억 달러에 메릴린치로 인수됐다. 그리고 2010년 7월에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인수되자 FRB 역시 BofA에 인수되는 신세를 맞았고, 2010년 12월에는 다시 주식공개(IPO)를 통해 상장사로 변모했다.
FRB는 이후 자산운용사, 스타트업 등을 인수하며 세를 불려 나갔으나 올해 3월 SVB 파산에 따른 은행권 위기가 확산하자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SVB와 같이 지역 기반에 특정 고객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은행권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FRB는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우려가 고조됐지만 JP모건과 BofA 등 대형 은행들이 300억 달러 규모 자금을 FRB에 유치하면서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FRB의 예금 유출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FRB는 지난 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중 예금이 1045억 달러(약 140조원) 가량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FDIC의 예금 보장 한도인 25만 달러 이상 예금을 보유한 부유층 고객들이 대거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4월 들어 예금 유출 속도가 완화됐다고는 하나 투자자들의 우려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FRB가 '전략적 옵션'을 강구 중이라며 자산 규모 축소 방침을 밝히자 주가가 하루 새 50% 가까이 급락했고, FRB는 자본 조달을 위해 보유 증권과 채권을 매각함과 동시에 감원도 시작했다.
그럼에도 사태가 나아지지 않자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나서 FRB의 인수를 주선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JP모건의 인수가 결정됐다. 이로써 FRB는 38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