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가 대대적으로 점포를 바꾼다.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은 각기 차별화된 콘셉트를 적용해 주요 점포의 리뉴얼을 결정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는 올해 1조원대를 투자해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에 나선다.
3사의 투자금액은 신세계가 가장 큰 규모인 4785억원, 롯데가 3889억원, 현대가 2600억원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강남점, 잠실점을 새단장한다. 특히 강남점의 경우 1년간 문을 닫고 리뉴얼에 집중한다. 강남점은 입지적인 장점에도 불구, 지난해 기준 전국 백화점 점포 중 매출 순위 46위(2613억원)에 그쳤다. 강남 지역의 경쟁사 점포인 신세계강남점(2조8398억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1조2244억원)과 최대 10배 이상 매출면에서 차이가 난다.
롯데는 강남점을 대치동 학원가에 인접한 점을 고려해 쇼핑과 휴식, 볼거리까지 제공하는 지역 밀착형 점포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기존에는 쇼핑이 중심인 점포였다면 최근에는 콘텐츠를 확대해 고객이 즐기며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강남점, 본점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전국 백화점 매출 1위인 강남점은 남성패션관을 재정비하고 면세점을 백화점으로 다시 변경한다. 신세계는 본점 옆 옛 SC제일은행 건물도 새롭게 꾸민다. 이곳은 샤넬 VIP 고객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본점과 판교점이 핵심 리뉴얼 점포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매장을 바꾼다. 올 하반기 디올 신규 여성 부티크가 판교점에 문을 열고 루이비통 입점도 추진 중이다.
압구정본점은 지하 1층 식품관을 바꾸고 차별화된 F&B 매장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공간으로 조성한다.
백화점업계가 리뉴얼에 나서는 배경은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세계의 연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조7285억원, 영업이익 154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 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088억원, 842억원으로 매출은 19%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5%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조7497억원, 영업이익 110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줄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업계가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 점포 리뉴얼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라며 "특히 롯데의 대규모 투자로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리뉴얼 후 백화점업계의 강남대전에도 불이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