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최근 대체투자 전문운용사 인수를 완료하는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손해보험사 인수 가능성이 재점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과거에 AXA손해보험 인수에 나선 바가 있으며 회사 내부에서도 계획이 없지 않다는 견해가 나왔다. 다만 현재 자회사로 보유한 인터넷 전업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론도 여전하다.
19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손보사 등 인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추후 계획에 대해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지난 2월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고 이달 초 2개월여 만에 파빌리온자산운용에 대해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면서 손보사 인수합병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권 일각에선 또다시 외국계 손보사를 물망에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국계는 대부분 모기업의 안정적 경영철학에 따라 보장성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하에서 부담이 작다는 설명이다.
일부 국내 보험사들은 자산 규모 확대 차원에서 이전에 저축성 상품을 다수 판매한 것이 새 회계제도하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보험사들은 채권 재분류가 이뤄지지 않아 재무건정성도 대부분 안정적이다. 재분류 채권이 금리 상승 시기와 맞물리면서 평가익이 감소한 국내 보험사와 대조적이다.
다만 보험권 일각에선 신중론과 함께 현재 자회사이자 인터넷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흑자 전환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보사를 인수한다 해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시너지 효과가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013년 출범 이후 순손실만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141억원 손실이 났으며 2013~2021년 총 1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이에 교보생명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투입을 지속해왔다. 사업 초기 일회성 비용 등으로 한동안 적자가 이어질 수 있지만 출범 후 10여 년 동안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설립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향후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등기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며 출범 시기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 검토를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관련 계획을 선언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