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플랫폼 시장서 '유튜브 뮤직' 홀로 상승세…'인앱결제 강제' 부작용 현실로

[사진=유튜브 뮤직 갈무리]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의 이용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로 인한 이용요금 인상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앱 마켓을 운영하는 구글의 가격 정책이 업계 전반에 타격을 입힌 셈인데, 이러한 가운데 자사 플랫폼은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멜론·지니뮤직·플로 등 주요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지난 3월 앱(안드로이드·iOS용)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나란히 지난해 3월 대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MAU 1위인 멜론은 약 10% 감소했고, 지니뮤직과 플로는 각각 10%, 22% 가량 줄었다.

이들 플랫폼의 이용자 감소세는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속화됐다. 대표적으로 멜론의 경우 8월 이후 740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지속 감소세고, 지니뮤직 역시 8월을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플로는 10월 250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역시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내 음원 플랫폼 중에서는 네이버 바이브(VIBE)가 유일하게 소폭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4%로 미미한 편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 뮤직의 MAU는 지난해 3월 425만명에서 올해 3월 529만명으로 24.5% 뛰었다. 부동의 1위였던 멜론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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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4월부터 음원 플랫폼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구글 플레이 앱에서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강행했고, 6월부터는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앱 마켓에서 앱을 삭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은 인앱결제를 할 경우 앱 개발사로부터 일정 비율의 수수료(최대 30%)를 걷어간다.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앱 개발사들은 기존 외부 결제에서는 내지 않아도 됐던 수수료 부담을 떠안게 됐고, 이에 대다수 국내 음원 플랫폼들도 이를 반영해 이용권 가격을 15% 정도 인상했다. 국내에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구글은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 내에서 다른 결제 수단을 허용하는 대신 인앱결제 대비 결제수수료를 4%p 인하하는 데 그쳐 앱 개발사들의 수수료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음원 플랫폼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지니뮤직·플로 등 이동통신사 계열사들이 음원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 통신요금과 결합해 이용권 가격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수를 끌어올려 왔고, 이 때문에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앱결제로 인한 가격 인상은 PC 등 앱 이외에서 결제할 시 적용되지는 않지만, 앱 결제가 편의성이 높은 만큼 가격 인상 여파가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수 감소에는 당연히 여러 요인이 겹쳤겠지만, 유튜브 뮤직은 가격 인상 요인이 없었던 반면 국내 서비스는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빼놓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이 생기면서 유튜브 뮤직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더욱이 기존에도 상당수 음원 플랫폼들은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은 편이었는데, 여기에 인앱결제 수수료까지 추가되면서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음원 플랫폼 등 디지털 콘텐츠 업계가 인앱결제 의무화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여전히 방송통신위원회를 주목한다. 지난해 8월부터 방통위가 구글 플레이 등 앱 마켓에 대한 사실조사를 개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 여부를 살피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가 바뀌기 전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당초 공언과는 달리 방통위는 현재까지도 사실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이미 결론을 내부적으로는 냈지만, 방통위 상임위원 교체 시기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결과 발표를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는 "구체적인 결과 발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사실조사 절차는 마무리 단계"라며 "현재 전문가 등의 자문을 받으며 최종 점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