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어제 민주당 의원 20명 이상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해임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용산을 찾았지만, 대통령실은 해임요구서 수령조차 거부했다"며 "평소 국회와 야당을 쓸모없는 해충처럼 기피하고 무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참모들이 배운 게 딱 그 정도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용산에 찾아갔지만) 국회와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정무수석을 비롯해 실무자조차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백악관은 처음부터 문건 유출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 김태효 1차장은 억지 논리로 도청 당사자인 미국 입장을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며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해친 김태효 1차장을 경질하는 게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다음주 진행되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김태효 1차장이 주도하는 한미정상회담이 국민에게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지 난망할 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반드시 3대 의제를 관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가 거론한 3대 의제는 △미국 도·감청 파문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재발 방지 대책을 확답받을 것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해법을 찾아올 것 △포탄 등 전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미국에 명확히 전달할 것 등이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은 회담 전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공언해야 한다"며 "또 반도체법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당장 우리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의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운영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7일 김 차장에 대한 해임 건의서 제출을 위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정무수석실 관계자가 나타나지 않는 방식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결국 민원실을 통해 건의서를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