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한 27%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4%포인트 늘어난 65%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3주차(29%) 조사 이후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자주 방문하며 공을 들였던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긍정평가 44%, 부정평가 53%), 부산‧울산‧경남(긍정평가 36%, 부정평가 55%)조차 부정평가가 앞섰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만 긍정평가(54%)가 부정평가(34%)보다 많았다. 60대는 잘못하고 있다(48%)와 잘하고 있다(47%)가 오차범위 내 경합이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정평가 이유 1위는 '외교'...美 국빈 순방 성과 주목
부정평가 이유로는 외교(28%)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달 중순 윤 대통령의 일본 순방에서 발생한 '빈손 외교 논란', 이달 하순 예정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 최근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과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저자세 대응'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달 말 국빈 방문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분위기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순방 최종 조율을 위해 3박 5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동맹의 앞날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대규모 인적쇄신도 지지율 반전 카드로 거론된다. 집권 2년 차에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 핵심 국정과제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서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성이 있다. 내년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통정리도 불가피하다.
수석비서관급 중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출마 예정자로 거론된다. 비서관급과 행정관급 인사들도 출마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설이 있다. 각자의 사정에 맞춰 5월부터 시작해 늦어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부속실' 없는데...김건희 '광폭행보'에 기대와 우려 교차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최근 부쩍 늘어난 단독 외부 활동과 정치적 발언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김 여사를 향한 높은 대중의 관심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1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 추대, 12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오찬 및 납북·억류자 가족들 위로, 13일 보훈행사 참석(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출범식), 14일 대전 태평전통시장 방문과 마을 이동 빨래방 봉사활동, 15일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환담 및 주한프랑스대사관 개관식 참석 등의 단독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다 가지 못하는 자리에는 김 여사가 대신 가고 있고, 요청도 많다"며 "약자, 예술, 환경, 반려동물 등 여사가 갈 수 있는 행사에는 되도록 참석해 힘이 돼 드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는 자신을 둘러싼 '허위경력 논란'이 커지자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고, 윤 대통령은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도 폐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2부속실 폐지가 대통령 업무와 영부인 업무의 경계선을 사라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공유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누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윤석열·김건희 공동정부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