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밴쿠버서 가평까지 300㎞ 걷기 대장정…'가평전투 전사한 선조 추모'

2023-04-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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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위해 싸운 참전용사·희생자 비할 것 없어"

캐나다 밴쿠버 랭리타운십에 설치된 가평석[사진=가평군]

"72년 전 가평계곡에서 이십 대 젊은 나이에 전사한 우리 선조들을 추모하고,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 국가의 혈맹 관계를 더 끈끈하게 유지하기를 기원하며 걷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12일 경기 가평군에 따르면 25년간 캐나다군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해 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는 캐나다 시민 가이블랙(58·남)씨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대한민국 가평까지 총 300㎞ 걷기 대장정에 나섰다.

한국전쟁 기간 가평전투에서 전사한 캐나다군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는 오는 20일 가평에 입성할 예정이다.
 
그는 오는 14일 가평전투 기념비가 위치한 캐나다 밴쿠버 랭리타운십에서 출정식을 하고 밴쿠버 공항까지 80㎞를 도보로 이동한 후 인천공항까지 8210㎞를 항공기 편으로 온다.

16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 캐나다군 가평전투지역까지 140㎞를 꼬박 5일간 걸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1일 가평영연방참전비에서 캐나다군 격전지인 북면 677고지 등정으로 추모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는 2년 전에도 가평군과 재향군인회, 6.25참전유공자회 캐나다서부지회, 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후원을 받아 밴쿠버 아일랜드 토피노 가평전투기념비에서 가평석이 있는 캐나다 서부지구 랭리타운십까지 걷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이때도 10여일간 하루 7시간씩 총 300㎞를 걸어서 이동했으며, 걷기 대장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출정식에 앞서 최근 가평군에 입장문을 전해 왔다.

그는 입장문에서 "25년간 많은 생존 캐나다군 한국전 참전용사와 자녀들과 친분을 쌓아오면서 이를 통해 가평전투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이야말로 인류애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21년 가평전투 70주년이 되던 해에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나의 인고의 투쟁은 조국을 위해 싸운 참전용사와 희생자들에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 기간 2만7000여명을 파병했고, 이 중 516명이 전사하고 1042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평전투에서는 10명이 전사하고, 23명이 중상을 입었다.
 
가평군은 가평전투를 계기로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 현재까지 10여개의 가평 돌을 지원해 참전비를 봉헌하고 있다.

가평석이 가평전투와 연결고리가 돼 양국 간 우호 증진과 국제 교류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등 대한민국과 가평군을 알리는 최고의 효과로 보이고 있고, 혈맹 관계도 한 차원 승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평군은 매년 4월 20일을 전후해 가평읍 대곡리 영연방 참전비에서 주한 영연방 4개국 대사관과 유엔한국참전국 협회가 주관·주최하는 가평전투 기념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영연방군의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사흘간 중공군이 가평 방면으로 돌파구를 확대하고 있을 당시 영연방 제27여단 장병들이 가평천 일대에서 5배나 많은 중공군의 침공을 저지해 대승을 거둔 전투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훈장을 받았다.

당시 31명 전사, 58명 부상, 3명 실종이란 피해를 본 호주 왕실 3대대는 지금도 '가평대대'란 별칭을 갖고 있으며, 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도 10명 전사하고 23명이 다쳤지만, 그 대대 막사를 현재 '가평 막사'라고 부르며 가평전투를 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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