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 만난 이정식 고용장관 "공짜야근·임금체불 단호히 대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은 22일 오후 MZ노조로 대표되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신진영 기자 ]

"연장근로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면 노동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오후 MZ(밀레니얼+Z세대) 노동조합으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새로고침)'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간담회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전면 검토를 지시한 것에 따라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A노조 대표는 "정부가 근로시간을 총량으로 접근하다보니, 현장에서 어떤 불만이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이번 기회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현장에서 여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행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주 단위 규제 방식은 노사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제약하고, 점차 다양해지는 노사 수요를 제대로 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포괄임금 오남용 등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정부는 공짜야근·임금체불·근로시간 산정 회피 등에 단호히 대처해 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준법과 신뢰의 노동질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관련기사

•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변화준다…고용부, 제도개선 연구회 발족
• 김문수 고용부 장관 "청년 선호 일자리 늘리는데 경영계 역할 필요"

이 장관은 "정부는 청년과 미조직 중소기업 근로자와의 폭넓은 소통과 집단심층면접(FGI·Focus Group Interview)을 통해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수 노조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좋은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장관과 새로고침은 근로시간 제도를 포함해 윤 정부의 노동개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14일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해)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며 지시하자, 이튿날인 15일 새로고침과 만나 2시간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새로고침 소속 9개 노조의 대표자가 참석했는데, 각 대표들은 현장에서 느꼈던 근로시간 개편방안에 대한 인식을 이 장관과 공유했다. 이들은 정부가 강조하는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을 위한 방안과 교섭창구 단일화제도에 대한 문제와 개선점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오는 24일 청년유니온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며 "다음 주부터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노조) 미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얘기를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