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하이브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하이브가 보유중인 에스엠 지분은 약 20%로 안분비례방식으로 매수가 이뤄지는 만큼 해당 물량 전액을 단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공개매수 물량은 40%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 지분 20% 가까이 보유중인 하이브가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에 참전 가능성 소식 전해지면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0.27%(300원) 오른 11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부 언론은 하이브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카카오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요 주주가 지분 취득 후 6개월 이내에 주식을 처분할 경우 매매차익을 회사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다.
이에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측이 매수 예정 수량만큼만 안분비례로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수량을 공개매수로 참여해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보유중인 에스엠 지분은 19.43%(462만6185주)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로부터 매입한 14.80%와 매도 풋옵션을 통해 확보한 이 전 총괄의 잔여지분(3.65%), 여기에 공개매수로 확보한 물량 0.98%를 합한 규모다.
하이브의 참전으로 공개매수 성공 비중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지분 비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70.53%(1650만2556주)다. 여기에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주식은 23만3817주로 이를 제외하면 현재 개인들은 69.53%(1626만8739주)를 보유중이다. 개인 지분 대부분과 하이브 지분 전량이 공개매수에 나서면 총 89.30%(2089만4924주)가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된다.
카카오가 발행주식의 35%인 833만3641주를 매수한다고 밝힌 만큼 공개매수에 성공하는 주식 비중은 39.88%에 불과하다. 10주 중 4주만 주당 15만원에 카카오측이 매입하고 나머지는 시장으로 다시 풀린다는 얘기다. 단 이 모든건 하이브와 개인 주주들이 모두 공개매수에 참여했을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개매수가 끝난 뒤 주가는 큰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경영권분쟁이 일어나기 전인 8만원선 까지 밀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는 반등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관측이다. 하이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5000원에서 14만원으로, 13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스엠의 주가가 경영권분쟁으로 상승한 만큼, 주가는 공개매수 이후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