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마저 휘청이며 금융 부문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쳤다. 스위스중앙은행이 부랴부랴 나서서 70조원에 달하는 긴급 수혈에 나섰지만, CS가 ‘좀비 은행’으로 전락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앞당겨졌다는 비관론이 가득하다.
CS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스위스 국립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540억 달러·약 70조3000억원)을 차입할 것”이라며 “이번 유동성 확보는 핵심 사업과 고객 지원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사우디국립은행이 CS에 추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스위스 증시에서 CS 주가가 24% 넘게 곤두박질치자, 규제 당국이 위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CS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당국의 수혈을 받은 최초의 글로벌 대형은행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CS가 몰고 올 폭풍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CS의 자산은 5314억 프랑(약 5800억 달러·약 760조원)으로 세계 40위권 은행이다.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규모의 2배가 넘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커닝햄 이코노미스트는 "CS는 스위스뿐 아니라 미국 등 여러 회사와 상호 연결돼 있다. 이번 사태는 전 세계 차원의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세계 금융 당국은 초비상이다. 미 재무부는 CS의 미국 금융기관 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 파악에 나섰으며,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 역시 이날 관리 감독 대상 금융기관에 연락해 CS의 익스포저를 확인했다.
그러나 불신은 가시지 않는다. 이날 CS그룹의 CDS(신용부도스와프)는 835.9bp(1bp=0.01%포인트)로 치솟았다. 이는 UBS그룹의 18배, 도이치방크의 9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시장은 사실상 CS가 파산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당국의 수혈로 CS가 어느 정도의 시간은 벌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토마스 헤이스 그레이트힐캐피털 회장은 “스위스 당국은 아마도 국가적 상징성 때문에 생명유지장치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CS를 일으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걷게 하겠지만, 결국엔 국가가 통제하는 좀비 은행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앞서 CS는 지난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다. 여기에 지난해 소셜미디어(SNS)에서 CS가 파산할 것이란 추측이 돌면서 작년 4분기에 고객들이 약 1200억 달러를 인출하는 등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같은 분기에 주식 및 채권 거래 수익은 전년 대비 88% 쪼그라들었다.
CS 불안으로 나타난 국채 금리 급락, 유가 및 주가 하락, 급격한 변동성은 경기침체가 가까이 왔음을 방증한다고 CNBC는 짚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더 이른 시일 내에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뱅크런을 두려워하는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줄이면서 시중의 자금난이 더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중견 규모 은행들의 대출 성장 둔화로 인해 향후 1~2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에서 0.5~1%포인트가 차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내고 중소 은행들이 대출 문을 닫으면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0.3%포인트 낮은 1.2%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중소 은행은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소규모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줄이면서 전체 은행 대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25~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CS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스위스 국립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540억 달러·약 70조3000억원)을 차입할 것”이라며 “이번 유동성 확보는 핵심 사업과 고객 지원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사우디국립은행이 CS에 추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스위스 증시에서 CS 주가가 24% 넘게 곤두박질치자, 규제 당국이 위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CS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당국의 수혈을 받은 최초의 글로벌 대형은행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CS가 몰고 올 폭풍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CS의 자산은 5314억 프랑(약 5800억 달러·약 760조원)으로 세계 40위권 은행이다.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규모의 2배가 넘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커닝햄 이코노미스트는 "CS는 스위스뿐 아니라 미국 등 여러 회사와 상호 연결돼 있다. 이번 사태는 전 세계 차원의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불신은 가시지 않는다. 이날 CS그룹의 CDS(신용부도스와프)는 835.9bp(1bp=0.01%포인트)로 치솟았다. 이는 UBS그룹의 18배, 도이치방크의 9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시장은 사실상 CS가 파산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당국의 수혈로 CS가 어느 정도의 시간은 벌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토마스 헤이스 그레이트힐캐피털 회장은 “스위스 당국은 아마도 국가적 상징성 때문에 생명유지장치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CS를 일으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걷게 하겠지만, 결국엔 국가가 통제하는 좀비 은행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앞서 CS는 지난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다. 여기에 지난해 소셜미디어(SNS)에서 CS가 파산할 것이란 추측이 돌면서 작년 4분기에 고객들이 약 1200억 달러를 인출하는 등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같은 분기에 주식 및 채권 거래 수익은 전년 대비 88% 쪼그라들었다.
CS 불안으로 나타난 국채 금리 급락, 유가 및 주가 하락, 급격한 변동성은 경기침체가 가까이 왔음을 방증한다고 CNBC는 짚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더 이른 시일 내에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뱅크런을 두려워하는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줄이면서 시중의 자금난이 더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중견 규모 은행들의 대출 성장 둔화로 인해 향후 1~2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에서 0.5~1%포인트가 차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내고 중소 은행들이 대출 문을 닫으면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0.3%포인트 낮은 1.2%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중소 은행은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소규모 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줄이면서 전체 은행 대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25~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