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대1 vs 200대1 '극과극'... 쏠림 심화되는 청약시장

2023-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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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부동산 시장 침체기 속에서도 입지·분양가 등에 따라 '될 곳은 되는'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지방은 전체 미분양 물량 중 84%가 쏠려 있을 정도로 분양시장이 초토화됐지만 서울, 부산 등 핵심 입지에서는 청약시장 규제 완화 효과와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수요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4.8대 1로 전월(0.3대 1)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순위 청약 미달률 역시 1월 73.8%에서 2월 33.2%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미달률이 떨어진 배경엔 핵심 입지에서 분양한 단지가 흥행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날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1순위 일반청약에서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00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59A㎡는 18가구 모집에 무려 6424명이 몰려 경쟁률 356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411만원으로 전용 84㎡ 분양가가 11억원대 수준이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 자체 매력은 높지 않지만 지하철역이 근접한 초역세권 단지인 데다 목동 생활권이어서 이 일대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세 수요지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방에서도 입지에 따라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부산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은 지난달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11.5대 1을 기록했고 충북 청주 '복대자이더스카이'는 8.1대 1, 경기 구리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는 7.3대 1을 기록하는 등 서울이 아님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달 분양한 6개 단지 중 3개 단지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0.1~0.7대 1에 그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기 수원 '수원성중흥S클래스'는 평균 0.7대 1, 인천 미추홀구 '더샵아르테'는 0.4대 1, 광주 서구 '광주상무역골드클래스'는 0.1대 1 등이다. 이들 단지는 청약 미달률도 50~94.2%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는 만큼 청약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 학군, 입지 등이 우수하거나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 합리적이라면 수요가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전세수요도 받쳐주지 못해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1·3 대책으로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등 청약 규제가 완화되고, 이달부터 다주택자도 거주지와 상관없이 무순위 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 되면서 입지가 좋거나 개발 수혜가 있는 곳은 전국구 흥행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가뜩이나 수요가 떨어지는 지방은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심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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