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9년 창단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가 30년 만에 내한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가 1841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 뒤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지젤’로 프랑스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호세 마르티네스 파리 오페라 발레 예술감독은 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젤’은 프랑스 발레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공연이다”라며 “발레의 기술적 요소뿐만 아니라 기술 변형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프랑스 발레의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내한 공연은 199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지젤’ 공연 이후 30년 만이다.
30년 전 내한 공연에서 솔리스트로 무대에 올랐던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이 이번엔 120여 명의 발레단을 이끌고 내한한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지젤’은 안무가 장 코라이와 쥘 페로가 안무하고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낭만주의 발레의 고전과도 같은 작품이다.
지난해 말 파리 오페라 발레의 새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30년 만에 무용수에서 감독으로 다시 한국을 찾게 돼 저에게는 남다른 공연이고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발레의 전통을 전달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에는 한국인 최초로 수석 무용수인 에투알의 자리에 오른 발레리나 박세은을 포함해 강호현, 윤서후 등 세 명의 한국 무용수가 정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세은은 영상을 통해 “한 달 전 출산을 해 아쉽게도 이번 공연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라고 인사를 전한 후 “‘지젤’은 모든 무용수가 큰 애착을 갖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보다 여러가지 색깔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 솔리스트와 군무 무용수로 함께하는 강호현은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발레단 투어에 한국인으로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은 “2018년에 입단한 강호현은 파리오페라 발레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 프랑스 스타일을 잘 전달하는 훌륭한 무용수다”라고 칭찬했다.
오는 11일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 역을 맡은 도로테 질베르는 2000년 발레단 입단 이후 23년간 파리 오페라 발레의 대표 스타로 활약하며 두터운 팬층을 지닌 수석 무용수다.
질베르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은 2막에 점프 후 착지하는 기술 등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다리의 움직임 등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라고 소개했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지난 10월 문을 열고 개관 페스티벌을 마친 후 첫 정규시즌을 앞두고 있다. ‘지젤‘로 문을 열게 돼 영광이다”라며 “파리 오페라 발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립단체다. 자국에서 해야할 공연이 많아, 해외 투어는 일년에 한두 차례 밖에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