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정명근 화성시장, 소신 있는 시정철학 돋보인다

2023-03-01 05:00
  • 글자크기 설정

'한국형 제시카법' 제정 가시화... 정 시장 제안에 한동훈 법무부장관 검토 중

'시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찾는 정 시장 행보 관심 집중

정명근 시장 [사진=화성시]

정치인은 뚝심이 있어야 한다. 소신을 밀어붙이려면 뚝심만 한 ‘뒷배’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뚝심 갖고 소신을 밀어붙이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선출직 지자체 장의 경우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의 속성상 호불호(好不好)를 모두 포용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특히 뚝심이 고집으로 비치면 난감이다. 이런 경우 내세운 정책 추진도 잘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심(私心) 없음이 밝혀지고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 인정되면 뚝심 있게 밀어붙인 소신은 더욱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이 공을 들여 공론화된 ‘한국형 제시카법’ 제정이 가시화되는 모양이다. 오는 5월 국회 제출이 예고되어서다. 화성시민들은 정 시장의 소신 있는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환영 일색이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재범 우려가 큰 고위험 성범죄자가 학교, 유치원 등 교육시설로부터 500m 안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화성시 전입을 계기로 정 시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 사안이다. 물론 그 중심엔 시민 안전이 최대로 고려됐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상대로 성범죄자의 거주제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아직 논의 단계에 있지만 제정되면 그 자체로도 획기적이다. 성폭행범 등 고위험 성범죄자가 거주 또는 이전하고자 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서 시민들의 안전 조치를 미리 마련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찍이 30여개 주에서 ‘제시카법’을 시행 중이다. 2005년 성폭행범에 의해 강간 살해된 9살 소녀 제시카 런스퍼드의 이름을 따 제정된 이 법은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해 최소 25년의 형량을 적용하고 출소 이후에도 평생 위치추적 장치를 채워 집중적으로 감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범죄자가 학교나 공원 주변 등 아동이 많은 곳으로부터 2000피트(약 610m) 이내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한국형 제시카법'이 만들어지면 비슷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규제도 더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시장이 뚝심 있게 주장했던 재범 방지 등 실질적 정책 효과 거양을 위한 보호수용제도 도입까지 담기게 될 전망이어서다.
 
정 시장의 제안에 법무부도 화답했다. 헌법상 거주 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밝혀서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혀 제정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그동안 불안에 떨었던 화성 시민, 특히 박병화 거처 주변 주민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실 그동안 정 시장의 긴급 대책 마련에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었다. 박병화 거주지 주변에 안전지킴이와 경찰 24시간 근무, CCTV 67대와 보안등 110대를 설치했으나 주민 불안을 원천적으로 해소하지 못했다. 이번 법 제정으로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은 올해 초 '혁고정신(革故鼎新)‘을 강조한 바 있다. 오래된 것은 고치고 새롭게 세운다는 뜻으로 평소의 소신을 잘 대변한다. ‘한국형 제시카법’ 제정은 이런 소신이 만들어낸 결과나 다름없다. 자치단체장은 지역민들이 잘 먹고 잘사는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지역경제의 풍요가 곧 지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음은 상식이다. 행복은 삶의 질 여부에 판가름 난다는 사실도 진리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이 같은 진리를 정 시장이 시정 철학의 최우선 수위에 두었다는 것은 다행이다. 아울러 정 시장의 뚝심 있게 추진한 소신의 결과가 돋보인다
 
화성시는 현재 100만 도시를 향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만큼 해결할 일이 산더미라는 얘기도 된다. 이런 가운데 부단한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시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정 시장의 행보가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길 기대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