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프린터 제조사 빅솔론은 다음달 22일 진행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 추가 안건을 결의한다. 추가 예정인 사업 목적은 △전자상거래 관련서비스 및 유통업 △결제대금예치업 △AI로봇 연동서비스 등이다. 현재 주가(7450원, 23일 기준)는 공시일(7180원, 2월 15일) 대비 3.76% 상승했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비엔지티 역시 다가오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소방사공사업, 소방설비제조업 등 소방관련 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기업은 최근 한달 간 주가가 60% 넘게 상승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골든센츄리도 다음달 주총을 열어 상호를 '이솝 모빌리티스'로 변경하고 이차전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불과 1년전에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상장사들은 대체불가토큰(NFT)·암호화폐 등 가상자산과 관련한 신사업에 대거 진출했다. 투자자들이 상장사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호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3월 KG이니시스는 NFT 위·수탁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2거래일 만에 20% 넘게 올랐었다. 한컴MDS도 블록체인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가가 2거래일 만에 22% 이상 상승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제일제강이다. 철강기업인 제일제강은 사명을 '제이스코홀딩스'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사업인 철근 제조업에서 벗어나 니켈광산 개발, 태양광, NFT 등의 분야에 뛰어든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2000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주가가 지난해 12월 7일 종가 기준 319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다시 2000원대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제일제강이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는 등 회사는 과거 주가조작의 중심에 있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 아우딘퓨쳐스도 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 기대를 빌미로 주가가 20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이후 채권자들로부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피소를 당한데 이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현재 주가 상승세를 틈타 대규모 자금조달을 시도했지만, 신주발행금지 신청으로 인해 모든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모델이 좋고 건실하다면 신사업 진출에 무리하게 뛰어들 필요가 없다"며 "신사업 진출하는 상장사들의 재무 상태와 진출 맥락 등을 잘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