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과 새로운 광물 협정을 준비한다.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 생긴 유럽의 반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이 유럽연합(EU) 등 주요 동맹국과 광물 무역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U 외에도 일본, 영국과도 협정을 추진하며 이후 우크라이나, 잠비아까지 협정 상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EU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관계이기에 더욱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군사적 동맹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관계가 아니라 EU 광물을 사용한다면 IRA에 근거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EU 외에도 미국과 동맹국인 일본, 영국 등에도 불만이 나온다. 이들 모두 미국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동맹국을 버렸다는 것이다.
FTA 미체결 동맹국의 불만이 커지자 미국에서는 변화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우리는 유럽·일본과 FTA를 하고 있지 않지만 무언가 합의를 할 수는 있다"며 "이를테면 광물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합의가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WSJ 인터뷰에서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클럽 창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양측이 핵심광물 채굴을 위한 환경·투자 공동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셰프초비치 부위원장은 "우리는 핵심 원자재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원한다"면서 "특히 기준을 설정하고 제3국들로 지원을 확대하는 데 있어 미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EU 측이 탈중국 공급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기에 원자재 합의만 있으면 불만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셰프초비치 부위원장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생긴 상황은 한곳에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보여줬다"고 공급망 분산의 필요성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