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양자 물질, 국내 연구진이 발견... 양자컴퓨터 소자에 활용 기대

2023-02-07 08:30
  • 글자크기 설정

스핀구름 응축 통해 '보스·아인슈타인' 특성 갖는 물질 발견

초민감 센서, 양자컴퓨팅 소자 등 후속 연구에 활용 전망

온도에 따른 스핀구름 응축 현상을 셜명하는 개념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동국대학교 임현식 교수 공동연구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의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고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콘도구름이라고도 불리는 스핀구름은 금속이나 반도체 내에 자성을 가리기 위해 형성된 자유 전자들을 말한다. 실리콘에 포함된 자성불순물이 온도가 낮아지게 되면 이러한 특성을 상쇄하기 위해 반대 방향의 각운동량(스핀)을 가진 주변 전자가 불순물을 에워싸 구름 같은 형태가 된다. 이는 양자 얽힘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스핀구름은 전기 저항이 없어, 자기부상열차,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활용이 가능한 고온 초전도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높은 이론적·실험적 관심에도 응집물질물리학 분야에서 스핀구름 형성과 스핀구름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양자 물질 연구는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가 많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 소자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실리콘 금속에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 신호를 발견했다. 이를 소자나 측정기기의 오류가 아닌, 새로운 양자역학적 물질일 것이라고 생각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간 스핀구름에 관한 연구는 극저온에서 측정해야 하는 등 여러 실험적 어려움과 해석의 한계로 선행 연구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2015년부터 수년간 연구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실리콘 금속에서 관측된 것은 물질의 상(相, 액체·고체·기체처럼 일정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는 균일한 물질계) 중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상태 특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임을 밝혀냈다.

실리콘 금속을 이용해 1켈빈(K, 영하 272.15도)의 극저온에서 스핀구름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 물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규명한 것.

이번 연구 성과는 금속·반도체에서 물질의 스핀과 스핀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강상관계 물질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온도나 자기장 등 아주 작은 변화도 측정할 수 있는 민감한 센서를 제작하거나, 양자컴퓨터의 기본이 되는 큐비트로도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양자 응축상태를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양자 소자 기술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순수 금속에서 스핀구름의 농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스핀구름의 물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밝혔다.

한편,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2월 7일(한국시간)자로 게재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