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빅데이터] 4분기 소비 역성장에도 번화가는 '활황'…양극화 심화

2023-02-0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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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작은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정모씨(39). 그는 지난해 바쁜 연말을 보냈다. 직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던 가게 매출이 정상 수준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송년회, 동창회 등이 몰리는 ‘연말 특수’도 톡톡히 누렸다. 정씨는 “지난 연말에는 모처럼 가게가 붐볐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물가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아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주춤했던 연말 번화가 ‘소비 심리’가 되살아났다. 장기간 이어졌던 ‘영업 시간 제한’ 조치가 해제됐고 단체 모임에 대한 경계심도 상당 부분 완화된 덕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조가 외식업계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년 4분기 외식업 경기지수는 5분기 만에 꺾였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상권에 따라 ‘매출 희비’가 갈리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
 
1일 아주경제가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에 의뢰해 받은 ‘연말 번화가 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주요 지하철역(강남, 명동, 여의도, 잠실, 홍대입구) 인근 음식업종의 작년 12월 개인 고객 매출액은 재작년 동기보다 129% 늘었다. 건당 매출액 역시 115% 커졌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도 매출액은 129% 증가했다.
 
특히 ‘일반 주점(유흥업 제외)’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5개 지역의 전년 대비 평균 매출 증가율은 169%에 달했다. 2019년 대비 증가율은 165%다. 다른 요식업종도 일제히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식은 작년보다 140%, 2019년보다 129%씩 매출이 증가했다. △중식은 147%, 148% △일식은 136%, 165% △양식은 127%, 125% △기타 외국식은 121%, 103%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회복이 가장 빨랐던 곳은 홍대 입구(145%)와 여의도(143%) 인근 상권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잠실역(154%)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법인카드 역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4%, 매출 건수는 111% 늘었다. 1회 결제액도 4만4175원에서 5만3231원으로 커졌다.
 
다만 국내 전체 상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분위기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며 작년 1분기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역시 작년 4분기 지수가 82.54로 전 분기보다 7.30포인트 떨어졌다. 즉 다수 외식업체가 상당한 ‘경영 부담’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이는 상권별 ‘양극화’가 한층 가속화됐음을 의미한다.
 
번화가 점주들 표정도 마냥 밝지만은 않다.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 등을 고려하면 그나마 ‘숨통이 트인 수준’이라고 푸념한다. 높은 물가 상승률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작년 전체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5.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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