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로존 경제가 중국과 미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미, 중 양국을 앞지른 것은 48년 만이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가 3.5%로 집계되며 중국(3%)과 미국(2.1%)의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유로존이 중국이나 미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1974년이 마지막이었다. 인구 증가와 기술 분야 성장에 힘입은 미국은 성장률 측면에서 유럽을 수십년간 앞질러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GDP 성장률 순위를 뒤바꿨다. 특히 중국의 봉쇄정책 및 경제 재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WSJ는 “지속 가능성이 거의 없는 효과”라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이 3대 경제 대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는 위치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나 중국보다 유럽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에는 유로존에 미치는 대유행의 영향이 워낙 강해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엔은 올해 중국 경제가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유로존은 각각 0.4%, 0.2%로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유엔의 예측이 옳다면, 예전의 중국-미국-유로존 순의 성장 순위로 돌아가는 셈이다.
WSJ는 “더 치명적이고 더 빠르게 확산하는 새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이 2024년 이후 나타나지 않는다면 대유행의 영향은 약해질 것”이라며 “대유행이 만들어낸 고물가도 2024년께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